[앵커]
사람 대신 로봇이 일하는 작업 현장은 이제 그리 놀라운 풍경은 아니죠.
그런데 AI가 지시하고 로봇이 고난도 실험을 지속적으로 하는 '무인 연구실'이 국내에 등장했습니다.
과연 연구 성과는 어떨까요? 김기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연구실 CCTV를 50배 속으로 돌린 화면입니다.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여러 대의 로봇이 무언가를 쉴새 없이 진행합니다.
그런데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게 아닙니다.
실험을 통해 국내에 아직 없었던 광학특성의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중인데, 중요한 건 세부적인 실험 내용을 AI가 판단해 지시한다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물질이 어떤 건지 그 결괏값만 사람이 입력해놓으면, 최적의 실험 경로를 AI가 찾아서 지시하는 것입니다.
마치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는 것 같은 원리인데, 그 효율성이 엄청납니다.
여러 가지 물질을 여러 가지 환경에서 합성해 딱 맞는 결과물을 찾아내기까지 사람이 만 번 정도 시행착오를 해야 할 것을 AI는 2백 번 시도 끝에 찾아냈습니다.
[한상수 / KIST 책임연구원 : 실험 조건을 우리가 모릅니다. 타깃 소재가 여기 있다고 하면 몰라도 처음에는 랜덤하게 이렇게 4개 정도만 찍더라도, 찍고 나서 AI가 각각의 실험의 합성과 물성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고, 그들 간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면서 다음 실험 조건을 AI가 여기, 여기, 즉 최종 목적지로 가까이 근접해서 가게 되는 거죠.]
실험을 로봇이 하다 보니 연구자에 따라 생길 수 있는 편차 없이 일관성 있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무인 연구실은 국내에 없었던 태양전지 활성층용 은 나노 입자를 개발해냈습니다.
[김동훈 / KIST 선임연구원 : 궁극적으로는 스마트연구실이 일반적인 연구자들이 모두 사용해야 하는 R&D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연구자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진은 무인 연구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부하나 화재 등의 사고를 초기에 자동 감지하는 시스템도 함께 개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국제저널 두 곳에 실렸습니다.
YTN 김기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