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에만 수천 시간이 걸리던 나노입자 백금 촉매 안정성 예측을 인공지능(AI)으로 70초 만에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책임연구원과 김동훈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이혁모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백금 나노입자의 표면 상태를 예측하는 '표면 푸베이 도표'를 빠르고 정확하게 구성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표면 푸베이 도표는 수소이온 농도(pH)와 전압에 따라 달라지는 물질의 표면 구조를 나타낸 표로 촉매에서는 안정성 예측에 활용된다.
이 도표는 분자 내 전자 에너지를 양자역학적으로 계산하는 밀도범함수이론(DFT)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계산으로 구할 수 있지만, 수 ㎚ 크기 촉매 도표를 컴퓨터로 구하는 데만 수천 시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양자역학 시뮬레이션 대신 촉매 표면에서 흡착 물질이 결합하는 에너지를 예측해 표면 상태를 알아내는 AI 기술인 '결합 임베딩-결정 그래프 합성곱 신경망'(BE-CGCNN) 모델을 개발했다.
실제 수소 연료전지에 쓰이는 5㎚ 크기 백금 나노입자 표면 푸베이 도표 계산에는 기존 대비 50억분의 1 수준인 70초가 걸렸고, 오차도 크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 책임연구원은 "백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속 및 합금 나노입자의 안정성을 예측하는데 BE-CGCNN 모델을 적용할 수 있어 긴 수명을 가지는 신소재 촉매 개발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